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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경수, 익숙한 R&B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법[SS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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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경수가 네 번째 미니앨범 ‘도파민(DOPAMINE)’에서 꺼내든 중심축은 R&B와 소울이다.
R&B와 소울은 도경수에게 낯선 장르가 아니다.
도경수는 자신의 솔로 음악에서 이미 여러 차례 사용했던 어쿠스틱, R&B, 팝, 발라드를 다시 가져왔다.
‘도파민’에서 도경수가 보여준 변화는 확장이 아니라 정착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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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도경수가 네 번째 미니앨범 ‘도파민(DOPAMINE)’에서 꺼내든 중심축은 R&B와 소울이다.
R&B와 소울은 도경수에게 낯선 장르가 아니다. 솔로 데뷔앨범 ‘공감’의 ‘아임 고나 러브 유(I’m Gonna Love You)’부터 지난해 첫 정규앨범 ‘블리스(BLISS)’의 ‘핏(Fit)’까지 그는 여러 차례 R&B를 자신의 목소리에 입혀왔다. ‘핏’ 역시 감각적인 멜로디와 여유로운 리듬을 앞세운 R&B 곡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도파민’의 성취는 장르 확장 자체에 있지 않다. 이것저것 새롭게 시도했다기보다 그동안 흩어져 있던 도경수의 음악적 취향을 한곳으로 모았다. 이전보다 분명하다. 무엇을 잘하는 가수인지보다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 가수인지가 이전보다 또렷하게 들린다.
앨범은 ‘싱 잇 라우드(Sing It Loud)’ ‘댄싱 파티(Dancing Party)’ ‘기타리스트(Guitarist)’ ‘돈트 유(Don’t You)’ ‘디어(Dear)’까지 총 5곡으로 구성됐다. R&B와 소울부터 어쿠스틱, 펑크, 밴드 사운드, 발라드까지 서로 다른 장르를 오가지만 중심에는 도경수의 목소리가 있다.

타이틀곡 ‘기타리스트’가 가장 직접적이다. 곡은 R&B와 소울을 기반으로 절제된 리듬과 기타 사운드를 쌓는다. 악기 연주를 사랑의 교감에 빗댔고, 앞서 ‘핏’ ‘덤(DUMB)’에서 도경수와 호흡했던 페노메코가 작사를 맡았다. 화려하게 터뜨리는 대신 기타와 보컬이 서로 빈자리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곡을 끌고 간다.
여기서 도경수는 자신의 가장 큰 무기인 가창력을 굳이 과시하지 않는다. 엑소 활동에서 도경수의 목소리는 강한 고음과 두터운 화음 사이에서도 단번에 귀에 꽂히는 힘을 보여줬다. 솔로에서는 반대 방향을 택해왔다. 음을 얼마나 높이 올릴 수 있는지보다 한 음을 어떤 질감으로 흘려보낼 것인지에 집중한다.
첫 미니앨범 ‘공감’에서 그의 중심은 어쿠스틱이었다. 기타를 전면에 내세우고 목소리의 따뜻한 질감을 강조했다. 두 번째 미니앨범 ‘기대’에서도 어쿠스틱 기타를 중심으로 사랑과 이별을 풀어내며 전작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흐름을 택했다.
이후 음악의 반경은 조금씩 넓어졌다. ‘블리스’에는 트로피컬 하우스부터 컨템포러리 R&B, 재즈, 어쿠스틱 팝까지 다양한 장르가 들어갔다. 그 가운데 ‘핏’에서 보다 짙고 리드미컬한 R&B를 소화했고, 이후 ‘덤’에서는 밴드 사운드까지 끌어왔다.

‘도파민’은 그 궤적 위에 있다. 첫 트랙 ‘싱 잇 라우드’는 시원한 밴드 사운드와 청량한 멜로디를 앞세운다. 앨범의 문을 무겁게 열기보다 제목처럼 소리를 높이며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반면 ‘댄싱 파티’에서는 리드미컬한 어쿠스틱 기타에 재즈 코드를 섞었다. 도경수가 초창기 솔로 작업에서 즐겨 사용했던 어쿠스틱 사운드를 보다 리드미컬하게 비튼 셈이다.
‘돈트 유’에서는 방향을 다시 튼다. 1970년대 펑크 음악의 질감을 현대적으로 가져온 트랙이다. 도경수의 보컬이 가진 의외의 장점인 리듬감이 살아나는 곡이기도 하다. 엑소 시절부터 그의 목소리는 발라드에서만 강했던 것이 아니다. 박자를 조금 뒤로 밀거나 짧게 끊어 부를 때 생기는 특유의 그루브가 있었고, ‘도파민’은 그 장점을 솔로 음악 안에서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마지막 ‘디어’는 가장 익숙한 도경수에 가깝다. 잔잔한 피아노에서 출발해 기타와 스트링으로 감정을 넓혀가는 발라드다. 앞선 곡들이 리듬을 타고 움직였다면 마지막에는 다시 목소리를 정면에 놓는다.
다섯 곡을 관통하는 소재는 사랑과 설렘이다. 앨범명 ‘도파민’ 역시 거창한 자극보다 평범한 일상에서 문득 올라오는 설렘과 사랑이 만들어내는 쾌감을 뜻한다.

주제만 놓고 보면 이 역시 도경수에게 새롭지 않다. ‘로즈(Rose)’ ‘썸바디(Somebody)’ ‘마스(Mars)’ ‘팝콘(Popcorn)’ 등 솔로 활동에서 그는 꾸준히 사랑을 노래했다.
차이는 표현의 온도다. 이전에는 사랑을 보다 맑고 소박하게 바라봤다면 ‘도파민’에서는 리듬과 그루브를 더해 감정의 농도를 올렸다.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수줍게 사랑을 말했던 가수가 이제는 R&B와 소울 위에서 조금 더 여유롭게 상대에게 다가간다.
그래서 ‘도파민’은 급격한 변신을 보여주는 앨범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도경수는 자신의 솔로 음악에서 이미 여러 차례 사용했던 어쿠스틱, R&B, 팝, 발라드를 다시 가져왔다. 다만 네 번째 미니앨범에 이르러 각각의 장르가 더 이상 따로 놀지 않는다. 어떤 옷을 입혀도 결국 도경수의 음악처럼 들리도록 만드는 단계에 가까워졌다.
새 장르를 했다는 것보다 그것이 더 중요하다. 이미 해봤던 R&B인데도 다시 들을 이유를 만드는 것.
‘도파민’에서 도경수가 보여준 변화는 확장이 아니라 정착에 가깝다. 엑소의 메인보컬이 솔로로 나와 무엇까지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계를 지나, 이제는 도경수라는 가수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들리기 시작했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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