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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러의 책방
https://youtu.be/cTaVxOIIjXo 소네트(Sonnet) 95- 셰익스피어(Shakespeare) 꽃피려는 당신의 아름다운 명성을 망칠 수 있는향기로운 장미 속 벌레같은 당신의 치부를당신은 참으로 달콤하고 사랑스럽게 꾸밀줄 아는구나!아, 당신은 달콤한 꽃향기로 당신의 죄를 감싸는도다! 당신 과거를 들추어내는 소문은당신의 방탕했던 시절을 음란하게 속삭이면서도당신을 헐뜯기보다는 오히려 찬양을 하니당신의 이름만 언급되면 악평도 호평으로 둔갑하는구나 아, 당신 속에 기거하기로 한 악덕은얼마나 기막힌 저택을 택한 것인가그곳에서는 어떠한 오점도 미모가 드리우는 장막에 가리우고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것이 아름다운 것으로 바뀌는구나 그러나 조심하라, 사랑하는 이여, 이 엄청난 특권을 조심하라아무리 날..
https://youtu.be/BvsmxGo83LQ 소네트(Sonnet) 93- 셰익스피어(Shakespeare) 그러니 나는 당신이 진실하다고 믿으며아내에게 속는 남편처럼 살리다 그러면 당신은 변해도 여전히 날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리다당신의 마음 다른 곳에 있지만, 당신의 모습만은 나와 함께 있어라 당신의 눈에는 미움이 깃들수 없어그 마음 변해도 알아챌 수 없구나흔히 사람 얼굴엔 부정한 마음의 역사가 그 분위기, 표정, 부자연스런 주름에 기록돼 있다 그러나 하늘은 당신을 창조하면서당신의 얼굴엔 감미로운 사랑만이 머물도록 명했으니당신의 생각이 어떻든, 당신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든당신 얼굴에서는 오직 아름다움만을 발견할 수 있도다 아! 그러나 당신의 덕성이 그 아름다운 외모에 값하지 않는다면당신의 아름다움..
https://youtu.be/2HK7guah0Ro 셰익스피어 소네트 #92|행복한 특권|(Shakespeare Sonnet 92) 소네트(Sonnet) 92- 셰익스피어(Shakespeare) 그러나 나를 떠나 보라, 있는 힘껏 상처를 줘보라내 목숨이 붙어 있는 한 당신은 내게 저당잡혀 있고내 목숨은 당신이 날 사랑하는 동안만 유효하니내 생명은 당신의 사랑에 의존한다 그러니 나는 최악의 사태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당신의 사랑이 조금만 식어도 내 삶은 끝장나니나는 당신의 변덕에 종속되지 않고더 나은 처지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당신의 그 변덕스런 마음은 나를 괴롭힐 수 없다당신이 변심하면 내 삶도 끝날 것이기 때문이다아, 이 얼마나 행복한 특권인가!살아선 사랑 받아 행복하고 사랑 없이는 죽을 수 있어 행복..
https://youtu.be/u3UMNQsMM1c 셰익스피어 소네트 #91|모두가 저마다의 쾌락을 쫓지만|(Shakespeare Sonnet 91) 소네트(Sonnet) 91- 셰익스피어(Shakespeare) 어떤 이는 신분을, 어떤 이는 재주를어떤 이는 재물을, 어떤 이는 완력을어떤 이는 어울리지도 않는 유행하는 의복을어떤 이는 매나 사냥개, 혹은 말을 자랑으로 삼는다 모두가 저마다의 기질에 따라 즐거움을 쫓으니그곳에서 각자는 다른 어떤 것에서도 찾을 수 없는 기쁨을 얻는다그러나 이런 항목이 내 기준은 아니니나는 그 모두 보다 우월한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다 당신의 사랑은 높은 신분보다 고귀하고재물보다 값지며, 값비싼 옷보다 자랑스럽고매나 말보다 기쁨을 주니 내게 당신을 갖는 것은남자가 가질 수 있..
https://youtu.be/XlSGjzH8Eos 종시- 윤동주 종점이 시점이 된다. 다시 시점이 종점이 된다。 아침, 저녁으로 이 자국을 밟게 되는 데 이 자국을 밟게 된 연유가 있다. 일찍이 서산대사가 살았을 듯한 우거진 송림 속, 게다가 덩그러시 살림집은 외따로 한 채뿐이었으나 식구로는 굉장한 것이어서 한 지붕 밑에서 팔도 사투리를 죄다 들을 만큼 모아놓은 미끈한 장정들만이 욱실욱실하였다. 이곳에 법령은 없었으나 여인금납구였다. 만일 강심장의 여인이 있어 불의의 침입이 있다면 우리들의 호기심을 저윽이 자아내었고, 방마다 새로운 화제가 생기곤 하였다. 이렇듯 수도생활에 나는 소라 속처럼 안도하였던 것이다. 사건이란 언제나 큰 데서 동기가 되는 것보다 오히려 적은 데서 더 많이 발작하는 것이다. 눈 ..
https://youtu.be/S2wSh_93yvs 소네트(Sonnet) 86- 셰익스피어(Shakespeare) 내 다 자란 생각이 두뇌 속에 갇혀태어나지도 못한 채 태반이 곧 무덤이 된 것은고귀한 당신에게 자기좀 낚아채 달라고그 잘난 시구를 뽐내며 들이대던 그 때문일까? 혼령들에게 가르침을 받아 인간의 영역을 넘어선 그의 천재성이 내 시상을 죽였을까?아니다, 그도 아니고, 밤마다 그를 돕는 그의 친구들도 아니다나를 경악하게 해 침묵케 한 것은. 그도, 밤마다 신비한 지식으로 그를 홀리는 그 살갑게 구는 혼령도나를 침묵케 한 승리자로 뽐낼 수 없다그들은 날 조금도 두렵게 하지 못하니까 그러나 당신이 그의 시에 총애를 보내자나는 쓸 주제를 잃게 되었고, 내 시는 그만 시들고 말았다 Was it the p..
https://youtu.be/S8MRqbgIkco 화원에 꽃이 핀다- 윤동주 개나리, 진달래, 앉은뱅이, 라일락 민들레 찔레 복사 들장미 해당화 모란 릴리 창포 튜울립 카네이션 봉선화 백일홍 채송화 다알리아 해바라기 코스모스―― 코스모스가 홀홀히 떨어지는 날 우주의 마지막은 아닙니다. 여기에 푸른 하늘이 높아지고, 빨간 노란 단풍이 꽃에 못지 않게 가지마다 물들었다가 귀또리 울음이 끊어짐과 함께 단풍의 세계가 무너지고, 그 위에 하룻밤 사이에 소복이 흰눈이 나려, 쌓이고 화로에는 빨간 숯불이 피어오르고 많은 이야기와 많은 일이 이 화로가에서 이루어집니다. 독자제현! 여러분은 이 글이 씌어지는 때를 독특한 계절로 짐작해서는 아니 됩니다. 아니,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철로나 상정하셔도 무방합니다..
* 소네트 낭독(오디오북), https://youtu.be/8OufXmMngBs 소네트(Sonnet) 85- 셰익스피어(Shakespeare) 내 뮤즈는 혀가 묶여 공손히 침묵을 지키는데당신을 찬양하는 화려한 글들은황금 펜으로 당신의 특징을 담고온갖 뮤즈 도움받아 쓸만한 구절들 쌓아가는 구나 다른 이들이 좋은 말을 쓸 때 나는 좋은 생각이나 해잘 다듬어진 세련된 필치로능력있는 시인이 당신을 노래할 때마다나는 그저 까막눈인 목사가 설교하는 양 ′아멘′하고만 맞장구치도다 당신을 찬미하는 말 들으면 나는 ′그렇다, 사실이다′라고말하면서 최고의 찬사에 뭐라도 덧붙여보려 하지만그건 내 생각 속에서만 맴돌 뿐 당신을 사랑하는내 마음은 누구보다 앞서 있지만 말은 뒤쳐져있구나 그러니 입에서 나오는 말의 숨결을 귀히 여..
https://youtu.be/kKGm9bi3a7o 별똥 떨어진 데- 윤동주 밤이다. 하늘은 푸르다 못해 농회색으로 캄캄하나 별들만은 또렷또렷 빛난다. 침침한 어둠뿐만 아니라 오삭오삭 춥다. 이 육중한 기류 가운데 자조하는 한 젊은이가 있다. 그를 나라고 불러두자. 나는 이 어둠에서 배태되고 이 어둠에서 생장하여서 아직도 이 어둠 속에 그대로 생존하나 보다. 이제 내가 갈 곳이 어딘지 몰라 허우적거리는 것이다. 하기는 나는 세기의 초점인 듯 초췌하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내 바닥을 반듯이 받들어 주는 것도 없고 그렇다고 내 머리를 갑박이 나려 누르는 아무것도 없는 듯하다마는 내막은 그렇지도 않다. 나는 도무지 자유스럽지 못하다. 다만 나는 없는 듯 있는 하루살이처럼 허공에 부유하는 한 점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