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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과거의 기록’보다 ‘회복 노력과 의지’가 중요… 관계형 금융이 찾은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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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점수나 보유자산으로는 대출받기 어려웠던 이들이 개인 사정을 직접 설명할 기회를 얻으면서 대출 문턱을 넘게 됐다.
관계형 금융은 상담이나 면접을 통해 신청자의 문제 인식과 채무 해결 노력, 자금 활용 계획 등을 확인해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사회연대은행 관계자는 “신용점수는 지나간 일의 기록으로, 지금 회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담지 않는다”며 “추후 상환 결과를 보면 관계형 금융의 가능성은 물론 대출자들의 회복 가능성도 검증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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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통해 채무 원인·상환 계획 직접 확인
과거의 기록 신용점수, 회복 사실 안 담아
관계형 금융으로 회복 가능성 검증한다

신용점수나 보유자산으로는 대출받기 어려웠던 이들이 개인 사정을 직접 설명할 기회를 얻으면서 대출 문턱을 넘게 됐다.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우려와 달리, 빚을 갚기 위해 노력한 경험과 상환 계획이 구체적인 신청자일수록 대출 승인 가능성이 높았다.
사회연대은행이 카카오뱅크·신용회복위원회와 함께 4월부터 7월까지 진행한 ‘프로젝트 다시, 봄’은 관계형 금융의 대안 금융으로의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위기에 놓인 청년의 자립을 돕는 소액대출 사업인 이 프로그램엔 총 1,432명이 신청했다. 이 중 서술형 신청서 심사로 481명을 추린 뒤 관계형 금융 방식을 적용해 최종 188명을 선정했다.
관계형 금융은 상담이나 면접을 통해 신청자의 문제 인식과 채무 해결 노력, 자금 활용 계획 등을 확인해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소득 등 정량 정보뿐 아니라 정성 정보를 종합해 대출 필요성과 상환 가능성을 판단한다. 통신 내역이나 디지털 활동 같은 비금융 정보를 활용하는 대안신용평가와 달리, 신청자가 직접 설명한 맥락을 핵심 심사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상담으로 ‘소년가장’, ‘곧 저축 만기’ 등 사정 파악
실제 신청서와 소득 증명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던 사정이 상담을 통해 확인되면서 대출이 이뤄진 사례가 적잖았다. 신청서에 본인 병원 치료비가 필요하다고 밝힌 오모씨는 상담 과정에서 부친이 병환으로 세상을 떠난 뒤 미성년 동생을 홀로 부양 중이라는 점이 새로 확인됐다.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한 신청자는 상환 여력 부족으로 대출이 불가한 상황이었으나, 상담을 통해 곧 만기가 돌아오는 소액우대저축으로 상환할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혀 심사를 통과했다.
숫자와 글자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신청자의 회복 노력과 상환 의지가 관계형 금융을 통해 심사에 반영된 결과, 전체 신청자 중 채무조정 경험이 있거나 진행 중인 비중은 34%였으나 최종 승인자 중 이들이 차지한 비중은 39%로 높아졌다.
카이스트 연구팀, 74시간 대화 분석하니
관계형 금융의 효과를 확인하고 앞으로의 심사 기준을 다듬기 위한 연구도 진행됐다.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연구팀이 사회연대은행의 소액대출 사업인 ‘함께온기금’ 신청자 163명과 74시간 분량의 통화 559건을 분석한 결과, 감정적 호소는 대출 승인 여부에 뚜렷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구체적 정보를 제시한 신청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1.7배 높았다. △정확한 수치 제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상황 설명 △대출받기 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 △대출금의 용처 공개 등의 경우다. 연구팀은 “관계형 금융을 통해 얻은 정보가 일정한 구조를 가진 정성 정보일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선정된 188명에게는 최고 500만 원을 연 1%의 저리로 빌려준다. 사회연대은행 관계자는 “신용점수는 지나간 일의 기록으로, 지금 회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담지 않는다”며 “추후 상환 결과를 보면 관계형 금융의 가능성은 물론 대출자들의 회복 가능성도 검증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유정 기자 yjheo@hankookilbo.com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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