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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인일자리’ 나갔다 숨졌는데… “자원봉사라 산재보상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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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화곡동 봉제산근린공원에서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던 김모(84) 할머니가 낙상사고를 당했다. 김 할머니는 강서구가 운영하는 공익활동형(공공형) 노인일자리 ‘강서실버봉사단’에 참여해 월 29만원을 받고 쓰레기 줍기 등의 일을 해왔다.
하지만 참여 노인이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도 지자체는 공공형 노인일자리를 ‘자원봉사’로 규정한 지침을 근거로 관리 책임에서 한발 물러서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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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추락사 등 안전사고 잇달아
지자체가 운영하면서 “근로자 아냐”
민간 상해보험 외에 사각지대 방치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화곡동 봉제산근린공원에서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던 김모(84) 할머니가 낙상사고를 당했다. 김 할머니는 강서구가 운영하는 공익활동형(공공형) 노인일자리 ‘강서실버봉사단’에 참여해 월 29만원을 받고 쓰레기 줍기 등의 일을 해왔다. 사고 당일에도 근무하던 중 잠시 쉬기 위해 공원 내 팔각정을 찾았다가 추락해 머리를 크게 다쳤다. 김 할머니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20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노인일자리 안전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노인일자리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2820건이었다. 이 가운데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올해도 지난 7월까지 노인일자리 참여자 5명이 근무 중 숨졌다.

노인일자리 사업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한다. 전국 사업 규모만 115만2000여개에 이른다. 하지만 참여 노인이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도 지자체는 공공형 노인일자리를 ‘자원봉사’로 규정한 지침을 근거로 관리 책임에서 한발 물러서는 경우가 많다.
노노케어나 스쿨존 교통지원, 거리청소 등 단순노동 성격이 강한 공공형 노인일자리에서 유독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노인일자리는 크게 공공형·사회서비스형·민간형 등으로 나뉘는데, 사회서비스형·민간형은 노인의 경험과 역량을 활용하는 성격이 강해 안전사고 발생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지난해 노인일자리 안전사고 2820건 가운데 81.9%(2309건)가 공공형에서 발생했다. 올해도 지난 7월까지 발생한 안전사고 1498건 중 78.7%(1179건)가 공공형에서였다. 김 할머니가 참여한 강서실버봉사단도 하루 3시간씩 11개월간 일하는 공공형 노인일자리다.
올해 전체 노인일자리 사업 115만2000개 가운데 공공형은 70만9000개(61.5%)로 절반이 넘는다. 지자체들은 공공형 일자리를 ‘노인일자리 정책’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공공형 일자리 사업 지침에는 이를 ‘근로’가 아닌 ‘유급 자원봉사’로 규정하고 있다.
법원도 이런 지침과 사업 구조를 근거로 공공형 일자리 참여자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2022년 경기도 양평에서 공공형 일자리에 참여하던 노인이 환경미화 작업 중 차량에 치여 숨졌지만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아 산업재해 보상을 받지 못했다.
김 할머니 사고에 대해서도 강서구 관계자는 “근로자가 아니라 자원봉사자였고, 쉬던 중 발생한 사고라 안전사고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공공형 일자리 참여 중 사고를 당한 노인에게 보상하는 지자체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민간 상해보험을 통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수준에 그친다. 이두항 노무사(노무법인 신영)는 “지자체에서 지휘·감독하고 급여를 주고 출퇴근 시간까지 정하면서 공공형 노인일자리 참여자를 자원봉사자라고 지칭하는 건 현실과 괴리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자들의 건강 상태와 소득 수준 등을 고려해 지자체가 공공형 일자리 참여자의 안전사고 방지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노인일자리 실태조사에서 공공형 일자리 참여자의 건강점수는 3.45점으로 전체 평균(3.71점)보다 낮았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공공형 일자리에 참여하는 노인일수록 연령은 높고 소득은 낮으며 건강은 더 나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정헌 박수빈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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