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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사이신 여아사망’ 경찰, 2번이나 내사종결? “증거도 있는데 대체 왜?” [사건X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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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경찰 수사가 끝났더라도, 사건 관계인이 그 과정이나 결과가 납득되지 않을 때, 그러니까 불공정, 부적합하단 생각이 들 때 다시 한 번 심의를 요청할 수 있는 “수사심의”라는 절차가 있는데요.
◇ 안수진 : 보도된 경찰의 내사 결과 보고서 등을 종합하여보면, 경찰은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상황이라고는 기록하였으나 아이가 사망한 당일 가족의 이동 동선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가족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을 실시하였음에도 아동학대나 가혹행위의 정황이 발견되지 않아, 검사의 지위에 따라 사건이 종결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경찰 내부 규정상 외부 전문가 등을 포함한 심의위원회의 의견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상당한 구속력을 가지고 재수사 또는 보완수사로 이어지는 사례가 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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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4.5 (05:45~06:00, 13:40~13:55, 18:40~18:55)
■ 방송일 : 2026년 09월 21일 (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안수진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경찰 수사가 끝났더라도, 사건 관계인이 그 과정이나 결과가 납득되지 않을 때, 그러니까 불공정, 부적합하단 생각이 들 때 다시 한 번 심의를 요청할 수 있는 “수사심의”라는 절차가 있는데요. 최근 한 아버지가 수사심의를 요청하면서 묻혀있던 한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이 수사 심의도 내가 원한다고 아무 때나 신청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통상 신청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있죠. 그리고 이 사건은 이미 그 기간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죠. 처음에는 내사 종결. 이후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재검토에 들어갔지만 그때도 결론은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 같은 집에서 지낸 언니에 대한 별도의 아동학대 혐의 사건이 드러났죠. 이 사건, 이미 두 번이나 종결됐었는데요. 지금 다시 수사할 수 있을까요. 당시 경찰의 판단이 적절했는지는 어떻게 판단할까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 이원화 :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로엘 법무법인, 안수진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안수진 변호사 (이하 안수진) : 안녕하세요. 안수진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사건부터 정리해볼까요?
◇ 안수진 :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2019년 6월 서울 성북구에서 당시 생후 44개월 된 어린아이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습니다. 숨진 아이의 온몸에서 다발성 멍과 피하출혈이 발견되어 당시 응급실 의료진도 아동학대를 의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특히 부검 과정에서 아이의 말초혈액과 심장혈액, 위 내용물 등에서 상당량의 캡사이신 성분이 검출되었고, 사망한 아이의 언니 진술에서도 “계모가 동생이 말을 듣지 않을 때 숟가락으로 매운 소스를 먹였다”는 정황이 포착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명확한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사건을 정식 입건하지 않고 변사사건으로 내사 종결처리 하였습니다.
◆ 이원화 : 생후 44개월이면 5살이에요. 5살이면 일단 너무 어리고요. 어리면서도 다 알고,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나이일 것 같기도 한데요. 이해가 안 가는 게 부검 결과 혈액에서 캡사이신이 나오고, 멍도 있었고, 게다가 아이의 언니도 “계모가 동생에게 매운소스를 먹였다” 말을 했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경찰은 왜 학대 혐의점 없다, 본 겁니까?
◇ 안수진 : 보도된 경찰의 내사 결과 보고서 등을 종합하여보면, 경찰은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상황이라고는 기록하였으나 아이가 사망한 당일 가족의 이동 동선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가족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을 실시하였음에도 아동학대나 가혹행위의 정황이 발견되지 않아, 검사의 지위에 따라 사건이 종결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망한 아이의 몸에서 발견된 멍 등의 흔적은 ‘자해의 흔적’이라고 최종 판단한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 사건이 그때 내사 종결되고 끝난 것도 아니었어요. 7년 가까이 지난 올해, 경찰이 이 사건을 다시 들여다봤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던 건가요?
◇ 안수진 : 올해 1월 한 시사 프로그램에서 이 사건을 다루면서 사회적으로 이목이 집중되는 한편, 부실수사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는데요. 미디어를 통해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들과 아동학대 의혹이 공론화되자, 경찰 측에서도 자체적으로 재검토를 진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경찰은 재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건을 수사할 담당과를 형사과에서 여성청소년과로 변경하기도 하였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도 결론은 같았던 거죠? 사실 일반 청취자 입장에선 멍도 있고 캡사이신도 있고, 언니 진술도 있는데 이게 아동학대 정황이 아니면 뭐냐… 생각하실 수 있거든요. 하지만 경찰 입장에서는 정식 수사로 이어가기 어려운 증거상의 한계도 있었을까요? 아니면 변호사님 보기에도, 이건 그냥 종결하기엔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보십니까?
◇ 안수진 : 네, 그렇습니다. 경찰 관계자의 진술을 원용한 보도에 의하면, “정식 수사에 착수할 정도의 범죄혐의점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도출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우선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형사처벌까지 이르도록 하려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로 혐의를 입증’할 의무가 있어, 이러한 증거상의 한계에 부딪혔을 가능성이 있겠습니다. 7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객관적인 증거들은 전부 소실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남아있는 인적 증거인 언니조차 “당시 사건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여 추가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언니의 진술과 관련하여 유족 측은 아이의 언니가 올해 진행된 재조사 과정에서 “계모가 동생에게 매운 걸 먹였다는 사실을 정확히 기억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는 입장이라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그냥 종결하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는 의견인데요. 전신 다발성 외상과 캡사이신 검출이라는 국과수의 확인사항이 있었고, 생후 44개월 아이가 본인 스스로 캡사이신을 다량 섭취하거나 신체에 자해를 할 유인이 있었는지 의문이 남아있습니다. 무엇보다 사망한 아이의 언니 역시 같은 집에서, 계모로부터 손가락이 꺾여 골절되는 등의 아동학대를 당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12월 계모가 검찰에 송치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 이원화 : 언니에 대한 학대 혐의가 확인된 게 두 번째 내사 종결 전인가요 후인가요?
◇ 안수진 : 언니에 대한 아동학대 혐의가 확인되어 계모가 검찰에 송치된 시점은 지난 해 12월이었습니다. 방송을 계기로 경찰에서 다시 사건을 검토한 것이 올해 1월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해당 조사 이전에 이미 언니 사건에 대한 경찰 송치처분이 있었다는 거죠.
◆ 이원화 : 그런데도 동생 사건이 종결됐단 건데, 원래 법적으로 두 사건을 별개로 보는 게 맞습니까? 언니에 대한 학대 혐의는 동생 사건을 판단할 때 어느 정도까지 고려할 수 있는 건가요?
◇ 안수진 : 원칙적으로 피해자가 서로 다르면 별개의 사건으로 보는 것이 상당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A를 때렸다고 해서 그러한 사정만으로 당연히 B도 때렸을 것이라는 점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보도에 의하면 경찰도 2차 조사를 진행할 당시 사망한 아이의 언니에 대한 계모의 학대는 해당 사건과 별개라 고려대상으로 삼지 않았다고 하여 이와 유사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가정’, ‘집 안’이라는 폐쇄적인 환경 내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 사건의 경우 약간의 특수성을 보입니다. 동일한 보호자가 다른 자녀에게 상습적이고 가혹한 학대를 저질렀다는 사실은, 해당 보호자의 학대 성향이나 가해 의도, 상습성을 입증하는 매우 중요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이에, 계모의 언니에 대한 아동학대 혐의를 사망한 동생의 사건과 완전히 분리해서 볼 것이 아니라, 동생에게 일어난 외상의 원인을 추정할 때 더욱 비중 있게 참작하였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이원화 : 그래서 최근 아이의 아버지가 수사심의를 신청한 건데 이게 정확히 뭘 다시 보는 절차입니까? 신청기간이 지났어도, 예외적으로 심의할 수 있는 경우가 있는 모양이죠?
◇ 안수진 : 사건 관계인은 경찰의 입건 전 조사나 수사절차 또는 결과의 적정성 등이 현저히 침해되었다고 생각하는 경우라면 담당수사관이 소속된 경찰관서 등에 수사심의신청을 할 수 있는데요. 정식으로 입건되지 않고 내사단계에서 사건이 종결된 경우라면 그러한 결과통지를 받은 때로부터 원칙적으로 90일 이내에 신청하여야 합니다. 다만,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증거나 사실이 발견된 경우, 증거 등의 위조나 변조 등을 인정할 만한 상당한 정황이 있는 경우라면 90일을 초과하여도 수사심의신청이 가능합니다. 이후 심의를 통해 ‘보완수사 또는 재수사’, ‘신속처리’, 부서나 관서 이송 또는 재지정’ 등 별도의 지시가 가능합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서울경찰청은 국가수사본부 지침에 따라 여성청소년 사건에서의 수사심의 소위원회를 시범 운영할 계획으로 알려졌는데요. 해당 소위원회는 여성청소년 분야 외부 전문가가 개별 사건을 검토하여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수사심의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하는 구조로 운영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 이원화 : 이게 비단 이번 사건 뿐 아니라 다른 사건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렇게 질문드려볼까 하는데요. 심의 결과, 보완수사나 재수사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경찰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건지, 반대로, 기존 종결 판단이 유지되면, 유족 입장에서 사건을 다시 판단받을 수 있는 다른 법적 절차가 있는지, 말씀해주시죠.
◇ 안수진 : 수사심의위원회의 의결 결과는 법적인 강제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경찰 내부 규정상 외부 전문가 등을 포함한 심의위원회의 의견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상당한 구속력을 가지고 재수사 또는 보완수사로 이어지는 사례가 다수 있습니다. 다만 이 사건의 경우, 아이가 이상증세를 보여 응급실에 내원하게 된 것을 계기로 수사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도된 바 있고, 별도로 고소장을 접수하였는지 여부까지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만, 만일 고소장의 접수가 없었다면 정식으로 고소장을 제출하여 입건이 되도록 한 뒤 고소인의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 이원화 : 만약, “당시 수사가 충분하지 않았다”라든지 아동학대 여부에 대해 다른 판단이 나온다면… 당시 수사기관이나 담당자의 법적 책임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는 겁니까?
◇ 안수진 : 단순히 수사 결과가 틀렸다거나 증거 판단을 달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담당수사관에게 형사 책임이나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것은 쉽지 않겠습니다. 다만, 당시 사건을 검토하였던 담당자가 명백한 학대 정황이나 증거를 확인하고도 의도적으로 사건을 무마하고자 하였다거나, 법령상 반드시 조치하여야 할 사항들을 현저히 게을리한 행위가 입증되는 경우라면, 경찰 내부적인 징계절차는 물론 별도 민형사절차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사료됩니다.
◆ 이원화 : 계모에게 적용되는 혐의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을까요? 아동학대치사라든지, 경우에 따라 살인까지도요. 그리고 아동학대 혐의만 남는다면, 혹시 공소시효 문제는 없겠습니까?
◇ 안수진 : 재수사를 통해 캡사이신 강제 투여나 폭행과 사망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입증된다면, 단순 학대를 넘어 아동학대치사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등 한층 법정형이 높은 죄명의 적용을 검토하게 될 수 있습니다. 한편 공소시효와 관련해서는, 현행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나 ‘살인’과 같이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한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거나 대폭 연장되어 있어 지금도 처벌이 가능합니다. 비록 단순 학대나 상해 혐의만 남는다 하더라도, 아동학대 범죄는 피해 아동이 성년이 될 때까지 공소시효 진행이 정지되는 특칙이 있으므로 7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도 형사처벌이 가능합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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