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뱃놀이·바가지 게장 논란… 발길 뜸한 713억 여수섬박람회

여수/조홍복 기자 2026. 9. 21.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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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르포]
300만명 목표, 보름 18만명 방문
공연장·식당·주차장 텅텅 비어
“섬 박람회인데 섬 가기 힘들어”
지난 15일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에서 ‘거문도 뱃노래’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1t 트럭에 천을 둘러 배 모양으로 꾸몄다./소셜미디어

20일 오전 전남광주 여수시 돌산읍에 있는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셔틀버스 정류장. 시외버스터미널과 행사장을 오가는 45인승 셔틀버스에서 승객 1명이 내렸다. 20분 전 도착한 버스 승객도 4명뿐이었다. 주차장은 2500면 가운데 1800면이 비어 있었다. 640석 규모 식당엔 점심시간에도 손님이 100여 명뿐이었다. 오후 1시쯤 3500석 규모 열린무대에서 진행된 쿠킹쇼 관람객도 20명 정도였다.

지난 5일 개막한 여수세계섬박람회가 관람객을 끌어모으지 못하고 있다. 주최 측은 11월 4일까지 61일간 300만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개막 후 19일까지 보름간 관람객은 18만5202명에 그쳤다. 행사 기간의 4분의 1이 지났지만 목표했던 관람객의 6.2% 정도만 유치한 셈이다.

박람회 하루 평균 관람객은 1만2347명이다. 목표로 한 300만명을 채우려면 남은 46일 동안 하루 평균 6만1200명이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찾은 하루 평균 관람객의 5배다. 19일 하루 관람객이 처음 5만149명을 기록했지만 무료 입장 효과가 컸다. 이날 여수 지역 기업이 2억원을 들여 무료 입장 행사를 열었다. 조직위는 이 가운데 1만5600여 명이 무료 입장객이라고 밝혔다.

박람회 조직위는 입장권 판매 실적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 19일까지 입장권 판매 수입은 35억2353만원으로 목표액 96억원의 36.7%다. 다만 여기에는 기업·기관 등에 사전 판매한 입장권도 포함돼 있다.

지난 17일 찾은 전남광주 여수시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주행사장. 관람객이 적어 한산한 모습이다. /조홍복 기자

박람회 직접 사업비는 713억원이다. 주행사장 조성에 147억원, 주제관 조성에 104억원, 국제학술대회 등 개최에 57억원, 홍보·마케팅에 50억원 등이 책정됐다.

이와 별도로 연계 사업 77개에 1136억원을 투자했다. ‘여수로 섬잇트레일’ 사업(300억원), ‘K-미디어 섬 테마파크’ 사업(120억원) 등이다. 직접 사업과 연계 사업을 합하면 사업비는 총 1849억원 정도다.

현장에서는 1만5000원(성인)인 입장료에 비해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미래 섬 전시관’의 도심항공교통(UAM) 체험은 무인 단말기에서 가상 탑승권을 발권하는 방식이었다. 부산에서 온 김가영(28)씨는 “키오스크를 조작하는 수준이라 헛웃음이 나왔다”고 했다. 1t 트럭에 천을 둘러 배처럼 꾸민 ‘트럭 뱃놀이’ 공연과 1만4900원짜리 간장게장 정식도 논란이 됐다. 조직위 측은 “뱃놀이 공연은 지방자치단체 초청 공연으로 예산이 200만원”이라며 “간장게장도 서울에 비하면 싼 편”이라고 했다.

‘섬’을 내세운 박람회인데 섬을 찾아가기 쉽지 않다고 관람객들은 말한다. 주행사장에는 부행사장인 개도·금오도로 바로 가는 선착장이 없어서다. 본지 기자가 이날 주행사장에서 개도까지 가 보니 1시간 10분이 걸렸다. 48㎞ 떨어진 화정 백야항까지 차로 간 뒤 배로 갈아타야 했다. 개도에 조성한 캠핑장은 68면 가운데 1면만 이용 중이었다.

조직위는 “추석 연휴인 26일 K팝 콘서트를 열 계획”이라며 “수학여행, 크루즈 관광 등이 본격화하면 관람객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전남광주시 관계자는 “흥행에 탄력이 붙지 않아 관람객 목표치를 현실에 맞게 수정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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