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따분한 사진·조형물…“이런 볼거리 없는 축제 처음”

최경호, 황희규 2026. 9. 2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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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여수세계섬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주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전시 콘텐트 상당수가 사진과 스티커 조형물 등으로 구성돼 볼거리가 부족했다. 황희규 기자

“세계 최초로 섬을 테마로 한 박람회를 연다는 말을 듣고 여수를 찾았는데 실망입니다. 도대체 뭘 보여주는 행사인지도 모르겠어요.”

지난 16일 오후 전남광주 여수시 돌산읍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주행사장에서 만난 강성수(72·울산시)씨는 박람회장을 둘러본 뒤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전국의 많은 축제를 찾아다녀 봤지만, 여기만큼 볼거리가 없었던 적은 처음”이라며 “전시관 8곳을 모두 둘러봤는데 온통 사진과 스티커 조형물 등뿐이어서 너무 따분했다”고 말했다.

여수섬박람회가 개막 열흘을 넘어선 상황에서 전시 콘텐트 부족과 부실한 공연 등으로 논란이다. 관람객들은 “전시관은 많은 것 같은데 볼 것 없이 그냥 건물만 세워놓은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한 고등학교 단체 관람객은 기념사진만 찍은 뒤 곧바로 박람회장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섬박람회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쏟아지고 있다. ‘700억원을 들인 여수 섬 박람회 수준’ 등의 제목으로 각 전시관의 콘텐트 부족을 지적하는 글과 함께 행사장 식당에서 판매하는 ‘부실한 간장게장 백반’의 사진·영상 등이 퍼져나가고 있다. 1t 트럭에 천을 덧대 배를 형상화한 ‘거문도 뱃노래’ 공연 영상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700억원이 투입된 국제행사 공연의 완성도가 너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조직위 측은 거문도 주민 25명이 참여한 공연에 총 2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섬박람회에는 국비·도비·시비 등 703억원이 투입됐다. 도로정비를 비롯한 사회간접자본(SOC)까지 합치면 1800억원에 달한다.

섬박람회장에 입점한 식당과 푸드트럭 등도 울상을 짓고 있다. 부실한 콘텐트와 부정적인 게시글로 관람객들의 발길이 뜸해졌기 때문이다. 16일 찾은 박람회장 내 1000석 규모의 식당은 손님이 없어 썰렁했다. 일부 관람객들은 ‘서대회무침 2만5000원, 간장게장 백반 1만4900원’ 등의 가격표를 본 후 “너무 비싸다”며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40대 푸드트럭 운영자는 “장사가 너무 안된다. 10월까지 두 달을 계약하고 입점했지만, 이달까지만 하고 다른 곳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도 해양레저체험장의 한산한 모습. 카약·수상자전거 등을 체험할 수 있지만 이용객을 찾아볼 수 없었다. 황희규 기자

섬박람회 부행사장이 조성된 여수시 개도는 더 썰렁했다. 이날 찾은 개도의 ‘섬섬캠핑장’에는 관광객이 거의 없었다. 68개 팀이 동시에 캠핑할 수 있는 캠핑장 곳곳에는 파란 파라솔만이 펼쳐져 있었다. 해양레저 무료체험장에도 이용객은 볼 수 없었다. 횟집을 하는 정용운(73)씨는 “많은 관광객이 몰릴 줄 알았는데 평소랑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20일 섬박람회 조직위에 따르면 지난 5일 개막 이후 19일까지 방문객은 18만5000여명이다. 행사가 끝나는 11월 4일까지 목표는 300만 명 유치이지만, 목표를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조직위는 흥행 부진과 비난 여론을 돌려세우기 위해 ‘K-POP 콘서트’, 인기 가수가 참여하는 ‘트롯챔피언’, 노을과 함께하는 ‘낭만 영화관람’ 등 콘텐트를 보강하기로 했다. 전남광주시는 섬박람회 콘텐트 보강 등을 위해 최근 7억원의 추경을 편성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콘텐트 부족은 보강해 나갈 것”이라며 “건전한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이겠지만, 지나친 왜곡과 가짜 뉴스는 중단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수=최경호·황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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