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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FOCUS 경기] 이보다 ‘깨끗할 水’ 없게… 1500만 주민 삶 통하다
물공급 대동맥 ‘수도권광역상수도’
기후위기 시대 ‘물 부족’ 국가적 과제로 부상
관로 1200㎞·하루 930만㎥ 생활·공업용수 공급
준공 30년 경과 노후로 복합재난 위험 증가세

계속되는 기후위기 속에서 ‘물 부족’ 문제가 국가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극심한 폭염과 가뭄, 기후변동에 따른 재난 등으로 상수원이 고갈·오염되거나 정수장·상수관 등 인프라가 훼손되면서 물공급 시스템에 전례 없는 위기가 닥친 것이다. 깨끗한 물은 생명 유지 뿐 아니라 일상생활부터 첨단산업에 이르기까지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여서, 세계 각국은 물 공급 시스템의 위기를 국가적 위기로 여기며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우리나라도 연이은 가뭄과 기상재해로부터 물 공급 시스템을 지키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국가적인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 물 대동맥 ‘수도권광역상수도’

인구와 산업이 몰려있는 수도권은 어느 곳 보다도 안정적인 물 공급이 중요한 지역이다. 수도권 물 공급의 대부분은 상수도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상수도는 수도권 주민들의 생활 및 산업과 직결되는 ‘국가 기반시설’이다.
그중에서도 수도권 주요 지역을 그물처럼 촘촘하게 연결하는 수도권광역상수도는 물 공급의 ‘대동맥’이나 다름 없는 국내 최대 규모의 물 공급 인프라다. 수도권광역상수도는 취수장부터 정수장, 도수·송수관로, 가압장, 배수지로 이어지는 복합 대형 시스템이다. 관로 총연장만 1천200㎞에 달하며, 하루 처리용량 930만㎥의 시설을 통해 수도권 1천500만 주민의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수도권 주민들은 이 같은 규모의 물 공급 시스템을 통해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다. 하지만 광범위한 지역에 막대한 양의 물을 차질없이 공급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철저한 안전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수도권광역상수도 체계 중 단 하나의 시설이라도 기능을 상실할 경우 수십만 내지 수백만 명 규모의 광범위한 단수와 산업 활동 중단, 병원·학교 등 필수시설의 마비로 인해 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도권광역상수도의 핵심 인프라 유지·관리를 책임지는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첨단기술을 동원해 거대한 물 공급 시스템을 24시간 점검·진단하고, 긴급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사전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안정적인 물 공급이 갖는 중요성 때문이다.
■ 시설 노후화와 복합재난 위험

수도권광역상수도의 상당수 주요 시설은 1979~1999년에 건설됐다. 준공 후 30년 이상 경과한 노후시설이 많다보니, 콘크리트 구조물 및 강관의 부식 및 기능 저하, 구조물 접합부의 열화 등 시간 경과에 따른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국지성 집중호우, 지반 변동, 지진 등 복합재난 위험이 크게 증가하면서 물 공급 시스템에도 많은 부담이 되고 있다. 환경부와 기상청이 공동 발간한 ‘한국 기후위기 평가보고서 2025’에 따르면 2024년 한반도 연평균 기온은 14.5°C로 1991년~2020년 기후평년값 대비 1.7°C 상승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극한 호우와 태풍 발생 빈도 또한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급격하게 진행되는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복합재난 발생은 지하에 매설된 도수·송수관로와 대형 구조물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시설물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정밀안전진단 체계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K-water, 시스템 ‘24시간 점검·진단’ 등 온힘
정부 특별법상 ‘제1종 시설물’ 분류 엄격 관리
선제적 대응 ‘사고 미발생’ 지속가능성 확보도
■ 안전진단과 사전예방 시스템

정부는 주요 국가 시설물을 재난·재해로부터 보호하고 안정적·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수도권광역상수도는 이 법에 따라 주요 시설물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제1종 시설물’로 분류돼 엄격하게 관리된다. 제1종 시설물은 국민의 이용편의와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특별히’ 관리할 필요가 있거나, 구조상 안전 및 유지관리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대규모 시설물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이 법에 근거해 수도권광역상수도에 대한 정기안전점검, 정밀안전점검, 정밀안전진단, 긴급안전점검을 총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진단 용역의 발주·관리부터 결과에 따른 보수·보강 이행까지 전 과정을 책임진다. 공사는 특히 수도권광역상수도 관리에 있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진정한 안전’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공사가 최근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정밀안전진단’이다. 육안 점검을 넘어 시설물의 구조적 안정성 평가, 비파괴시험(초음파·방사선·자기입자 탐상 등), 균열 및 침하 계측, 재료 성능 분석 등 과학적이고 정량적인 방법을 통해 시설물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진단 시스템이다.
수도권광역상수도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은 ‘진단→상태등급 부여→유지관리 대책 수립→보수·보강 시행→사후 모니터링’으로 이어지는 순환적 관리체계로 운영되며, 한강유역본부가 총괄하고 있다.
이선익 한강유역본부장은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부여된 상태등급을 기반으로 위험도가 높은 시설에 대해서는 즉시 보수·보강을 시행하고, 위험도가 낮더라도 잠재적 결함이 확인된 시설은 이력 데이터베이스에 축적해 다음 진단 주기에 집중 관리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선제적 대응을 통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요인을 조기에 제거함으로써, ‘사고 미발생’이라는 목표 달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한국수자원공사는 향후 IoT 센서, 디지털트윈, AI 기반 이상 탐지 기술 등을 결합해 실시간으로 시설물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는 지능형 예방관리 체계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지속가능한 물 공급을 위해
지난 수십 년간 축적된 정밀안전진단 데이터는 어느 시설이 언제 어떻게 개량돼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되고 있다. 인구와 산업이 밀집한 수도권에 안정적인 물 공급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수도권광역상수도에 대한 축적된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노후시설에 대한 계획적 개량과 재투자가 제때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현재 정부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노후 광역상수도 개량사업과 스마트 관망관리 사업 뿐 아니라, 축적된 진단 결과에 근거한 시설물 개량 우선순위 설정,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재투자 로드맵 수립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안양/박상일·이석철 기자 metr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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