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바뀌는 형사사법… 수장은 한 명도 없다

구자창,이동환,조민아 2026. 9. 20.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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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사진)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전격 사퇴하면서 78년 만에 검찰청을 폐지하는 형사사법체계의 대전환이 초유의 ‘수뇌부 진공’ 상태로 출발하게 됐다. 공소청을 이끌 초대 청장(검찰총장) 인선은 첫발을 떼지 못했고,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임명 절차도 여권 내부 반발로 지연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법무부와 협의를 거쳐 지난 4일 공소청 직제 제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범여권 강경파가 검사 정원 2292명을 유지한 점과 불송치 사건 기록을 검토하는 ‘사법통제부’ 명칭에 반발하며 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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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장관·공소청장·중수청장·경찰청장 ‘공백’
78년 만에 검찰청 폐지 2주 앞두고
김승원 사퇴… 법무부마저 진공 상태
잇단 인사 검증 실패에 혼선 불가피
뉴시스

김승원(사진)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전격 사퇴하면서 78년 만에 검찰청을 폐지하는 형사사법체계의 대전환이 초유의 ‘수뇌부 진공’ 상태로 출발하게 됐다. 공소청을 이끌 초대 청장(검찰총장) 인선은 첫발을 떼지 못했고,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임명 절차도 여권 내부 반발로 지연되고 있다. 경찰 역시 1년 9개월째 청장 직무대행 체제다. 새 형사사법체계의 안착을 이끌어야 할 지휘부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서 출범 초기 극심한 혼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다음달 2일 출범하는 공소청의 밑그림인 ‘공소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제정안은 이날까지 확정되지 않았다. 행정안전부가 법무부와 협의를 거쳐 지난 4일 공소청 직제 제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범여권 강경파가 검사 정원 2292명을 유지한 점과 불송치 사건 기록을 검토하는 ‘사법통제부’ 명칭에 반발하며 제동을 걸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재검토를 지시한 뒤 정부·여당은 지난 13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사법통제부 명칭을 ‘불송치 사건 심사부’로 바꾸고, 검사 정원은 필요할 경우 추후 검사정원법을 개정해 조정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법무부와 검찰 내부는 ‘패닉’ 상태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늦어도 추석 연휴 전에는 직제가 공개돼야 공소청으로의 조직 개편이 무리 없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미 늦어도 한참 늦었다. 일선 검사·수사관들은 ‘재앙’ 수준으로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공소청을 이끌 검찰총장 인선은 당분간 기약하기 어려운 상태다.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 후임이 임명되면 곧바로 검찰총장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김 전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는 청와대가 일부러 ‘수장 없는 조직’ 상태를 유지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7월 퇴임한 후 노만석·구자현 직무대행 체제로 1년2개월을 이어왔다. 구 대행(대검 차장)은 지난 7월 검찰 수사권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반발해 사직서를 냈으나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 현재 대검은 박규형 기획조정부장이 휴가 중인 구 대행의 ‘대리’를 맡은 임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중수청장 인선도 난항을 겪고 있다.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는 ‘지명 후 추가 검증’이라는 유례없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이 지난 7일 제청하고 이 대통령이 8일 지명한 이후로도 청와대는 열흘 넘게 국회에 인사청문요청서를 보내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소속 강경파 인사들은 김 후보자의 검사 시절 행적을 문제 삼고 있다. 그가 2022년 대검 형사부장 시절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반대했다는 등의 이유다.

경찰청장도 1년9개월째 직무대행 체제다. 2024년 12월 비상계엄으로 조지호 전 경찰청장이 직무정지된 이후 이호영·유재성 전 경찰청 차장에 이어 김종철 차장이 세 번째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지난해 12월 조 전 청장이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파면되면서 경찰청장 자리는 ‘공석’이 됐으나 이후로도 9개월 동안 후임 인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청장 공백 기간 동안 제주 실종 사건 허위종결 사태, 장윤기 사건 등이 잇따라 불거졌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후보자의 낙마를 두고 여권의 자충수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청와대가 각종 의혹을 사전에 검증하는 데 실패했고, 민주당도 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진 대응으로 역풍을 맞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후임 인선을 서두를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검증 절차는 더욱 엄격하게 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후임 법무부 장관 인선이 내달 2일 공소청 출범 전에 마무리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도 신속한 지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겠지만, 서두르더라도 국회 인사청문 절차에 최소 20~30일이 걸린다”며 “인사 시스템을 정비해 새 후보자는 철저히 검증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지용 후보자의 경우 추석 연휴 전 인사청문요청서가 국회에 제출될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추가 검증 중인 사안에 대한 판단이 끝나면 임명 절차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창 이동환 조민아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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